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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9-14 14:24
박정희 유신과 反유신의 功過
 글쓴이 : 와룡
조회 : 791   추천 : 0  

대선 정가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게 선대(先代)의 일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5·16 이후 18 년 간의 박정희시대는 여전히 진행중인 동시대사(同時代史)이며, 그에 대한 객관적 평가는 시기상조다. 박 후보가 그 문제는 역사의 판단에 맡기자고 한 것은 올바른 대답이다. 그럼에도 일부 방송인들이 거듭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그만큼 박정희 개인의 역사적 과오가 크다는 것인데, 그 점이 과연 그렇게 명백한지는 의문이다.
 
박정희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그의 비판자들 잘못도 적지않다. 박정희 비판자들이 하나의 세력으로 결집한 것은 1964년 일본과의 국교정상화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에서였다. 야당과 재야 지식인은 국교정상화를 추구하는 박 정권을 ‘매국노’ 또는 ‘제2의 이완용’이라 매도했다. 사람의 마음을 격하게 만드는 그러한 선동을 박정희는 군을 동원해서야 가까스로 진압했다. 돌이켜보면 당시 박 대통령은 적시에 적절한 선택을 했다. 비판자들은 세계 경제의 변화와 그 속에서 대일(對日) 국교정상화가 안길 이득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잘못된 세계관에 기초한 근본주의적 반대는 이른바 ‘개발독재’를 낳을 수밖에 없었다.
 
집권 3기에 이르러 박정희는 그의 지휘 아래 일사불란(一絲不亂)하게 움직이는 정부·기업·은행의 복합적 협동체를 구축해 놓고 있었다. 1972년의 어느 회의에서 그는 수출을 가리켜 ‘종합예술’과 같다고 했다. 그에게서 한국경제는 그가 지휘봉을 들고 있는 잘 조직된 오케스트라와 같은 것이었다. 임기가 만료돼 지휘봉을 내려놓을 것인지 여부는 그것을 이어받을 유능한 지휘자의 유무에도 달린 문제였다. 당시 한국경제는 중화학공업화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과제에 봉착해 있었다. 게다가 미국과 중국이 화해하는 동아시아 국제정치의 변화 속에서 한국의 위치는 불투명했다. 이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조건과 방책은, 박정희가 보는 한 그의 지휘봉을 통해서만 구해질 수 있었다.
 
유신(維新)이라는 또 한번의 쿠데타를 결행한 박정희의 고민은  개인의 권력욕을 넘는, 이 나라의 장래를 어떠한 방향으로 설계할 것인가 하는 차원의 선택이었다. 그의 경쟁자들과 민주적 토론으로 정답이 모색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결국 그는 그에게 맡겨졌다고 여긴 역사적 과제를 개인의 결단으로 감당했다. 다수 국민의 정치적 권리를 억압한 그 선택의 과실은 그의 후계자 시대에 풍성하게 거두어졌다. 그 중의 가장 값진 것을 들자면 더 이상 대중경제론에 혹하지 않을 사회의 경제적 토대를 굳건히 했다는 점이다. 그 위에서 1987년부터 제대로 된 민주주의 정치제도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요컨대 박정희 시대에 대한 비판에 가차 없는 정치와 언론은 그들의 선배가 그 시대에 범한 과오에 대해서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박정희의 공(功)과 과(過)는 비판자들의 과와 공이기도 하다. 그렇게 서로가 원인과 결과로 작용하면서 한 시대를 일구었다. 마침 유신체제의 경제적 성과에 대해 국민의 68%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조사가 발표됐다. 그 시대를 일방적으로 매도하기보다 그 시대가 우리의 경제체제와 민주주의에 남긴 유산을 조용히 성찰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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